자국 여성 납치해 돈 뺏고 성추행한 中 불법 체류자들 실형 > 유머/이슈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법무부 직원을 사칭해 불법 체류자인 자국 여성을 납치한 뒤 각종 범죄 행각을 일삼은 중국인 남성 2명이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 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2)에게 징역 15년, B씨(35)에게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들에게 10년 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했다.

중국인 불법 체류자인 두 피고인은 지난해 9월18일 같은 불법 체류자 처지인 중국인 여성 C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집 밖을 나서는 C씨를 뒤따라가다가 미리 준비해 둔 승합차에 C씨를 강제로 태워 납치했다.

당시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당신들 누구냐"는 C씨의 외침에 "법무부에서 나왔다. 불법체류자를 체포하러 왔다"면서 공무원 행세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렇게 3㎞ 가량 무면허 운전을 하며 C씨의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마스크로 눈을 가린 뒤 C씨를 묶어두는 식으로 2시간 동안 C씨를 감금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들은 C씨를 협박해 C씨의 집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C씨의 집에서 현금 225만원을 갖고 나오기도 했고, 차 안에서 C씨를 유사강간하는 동시에 그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기기까지 했다.

이후 이들은 C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앞으로 6개월 간 매달 5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까지 일삼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저지른 이 사건 범행이 극히 흉악해 당시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심과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고, 피해도 회복된 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감금한 시간이 아주 길지 않은 점, 스스로 피해자를 풀어준 점,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이전에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