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 져서" 쇠파이프 폭행·흉기 찌른 이웃..항소심도 징역4년 > 유머/이슈

바둑을 두다 지자 격분해 이웃을 쇠 파이프로 때리고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60대가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승철)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6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27일 오후 7시 40분 전남 한 지역 자택 거실에서 이웃 B(71)씨의 등과 가슴을 길이 78㎝의 쇠 파이프로 때렸다. B씨는 통증을 호소하며 엎드렸다. 그러자 A씨는 B씨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하려고 했다.

사건 발생 당시 A씨는 B씨와 둔 바둑에서 지자 욕을 하며 격분했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한 판 더 두면 되지, 왜 화를 내냐고 말했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1심 재판에서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엉덩이와 허벅지를 찔려 피를 흘리고 있던 B씨에게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면서 흉기로 가슴을 찌르려고 했다. 자신의 공격 행위로 B씨가 치명상을 입거나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살인의 의지를 드러내며 B씨를 공격한 부위, 사용한 도구,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등에 비춰 A씨의 죄책이 무겁다.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범행 도구에서 유전자 정보가 검출됐는데도 수사기관에 그보다 크기가 작은 흉기로 B씨를 찔렀다며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A씨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