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계 최대 고인돌’ 포클레인 3대가 밟았다[0]
조회:26추천:0등록날짜:2022년08월06일 11시55분
한국의 ‘세계 최대 고인돌’ 포클레인 3대가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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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대한민국에서 공사하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단독] 한국의 ‘세계 최대 고인돌’ 포클레인 3대가 밟았다
수정 :2022-08-05 22:57
가락국 탄생 비밀 서린 350t 고인돌 참극
김해시 복원한다며 무단훼손 사실 드러나
전문가 입회도 없이 포클레인 3대로 공사
문화재위원 사적 지정 조사하러 왔다 발견
한겨레 스프레드팀
고대 김수로왕 가락국 창건 신화와 연관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지석묘) 유적을 복원한다면서 갈아엎어 버리는 참사가 벌어졌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 가락국 유적 인근에 있는 거대 고인돌 묘역(경남 기념물 280호)이 복원 공사를 벌이던 업체에 의해 훼손됐다. 고고학자들은 고인돌의 핵심 요소인 묘역이 어떤 방식으로 축조되었는지, 어느 시점까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등을 밝힐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멸실됐다고 전했다. 4~5세기 김해에 터를 잡았던 김수로왕의 나라 가락국 탄생의 비밀을 밝힐 결정적 단서들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 2007년 발견 당시 김해 구산동 지석묘 상석과 주변 묘역의 모습. 익명을 요구한 고고학계의 한 연구자가 제공했다.
5일 고고학계와 김해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토목업체를 동원해 구산동 고인돌 묘역의 정비·복원 작업을 벌이다 무덤의 대형 덮개돌인 상석(上石) 아랫부분의 박석을 비롯한 묘역 대부분을 갈아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28일 구산동 고인돌의 사적 지정을 위한 예비 조사 차 이 유적지를 찾은 문화재위원회 매장·사적 분과 위원들이 현장을 시찰하면서 유적의 무단 훼손 사실을 목격하고 문화재청에 신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문제가 된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은 김해시가 구산동 지석묘를 국가사적으로 승격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착수했던 것이다. 묘역 중 결실된 부분을 복원하기로 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벌였는데, 전문가의 입회 없이 포클레인 등 중장비로 묘역의 잔존 석재를 모두 걷어버리면서 상석과 더불어 고인돌의 핵심 부분인 상석 아래 묘역 석재들이 날아간 것이다. 유적 일부 구역의 경우 박석 등의 석재를 걷어낸 기반 흙층 위에 육중한 포클레인 3대를 배치해 가동시키면서 전문가 입회 없이 배수펌프 설치 공사를 강행한 것도 드러났다.
최근 포클레인에 의해 묘역 상당 부분이 훼손된 구산동 지석묘 현장. 익명을 요구한 고고학계의 한 연구자가 제공했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7년 구산동 아파트 신축 터에서 우연히 발견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이다. 고인돌의 가장 큰 특징인 덮개돌 상석의 크기는 역대 최대 규모급이고 무게만 350t이 넘어 이를 들어 올릴 크레인을 찾지 못해 내부 조사를 못했을 정도였다.
묘역 크기도 너비가 19m, 잔존 길이가 86m에 달해 면적 단위로 1652㎡(5백여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한상 대전대 고고학과 교수는 “이토록 거대한 고인돌은 그 어느 곳에서도 확인된 바 없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락국 탄생 신화와 연관된 중요 유적으로 추정하고 최근 지자체와 학계가 함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해왔는데, 그 실체의 상당 부분이 무단 훼손으로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학계와 김해시는 지난 2007년 지석묘 발견 당시 약식 발굴조사를 벌인데 이어 지난해 사적 지정을 위한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해 집자리와 묘역의 상당 부분을 확인한 바 있다. 현지 사정을 아는 고고학 전문가들은 지난해 발굴조사 중 고인돌 하층 부분에서 이른바 ‘송국리 유형’의 청동기시대 집자리가 발굴된 바 있다는 점에서 묘역의 부석 아래층 지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청동기시대 집자리나 유물 등도 업체의 공사 과정에서 상당수 부서지거나 뭉개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훼손 사태와 관련해 5일 오후 청 관계자와 매장·사적 분과 문화재위원들을 현장에 급파해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돌을 걷어내며 파괴된 묘역 지하의 집자리 등 잔존 유적을 확인하는 응급 발굴조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학계의 한 소장연구자는 “김해시가 가야사 복원과란 부서까지 따로 두고 가야유산 보존 복원을 내세웠지만, 학예사에게 업무를 전담시키지 않고 학계 쪽의 세밀한 자문도 없이 토목 담당 공무원 위주로 사업을 강행하다 역대급 참화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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