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아들에 이번 세 모녀까지 모두 병마 시달려..송파 세 모녀와 유사[0]
조회:51추천:0등록날짜:2022년08월23일 11시39분
먼저 간 아들에 이번 세 모녀까지 모두 병마 시달려..송파 세 모녀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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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세 모녀", 건강문제·생활고 사망 추정
어머니 A씨는 암 투병중, 두 딸 모두 희귀병
전입신고 제대로 못하고 지원 혜택도 못받아
2014년 ‘송파 세 모녀’와 비교되는 참상 반복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는 극도의 생활고 속에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린 것으로 추정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쓰라리게 하고 있다. 과거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아직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한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수원시 및 화성시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는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으며, 경찰은 이들이 해당 주택에서 거주 중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의 두 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정확한 신원확인은 아직 진행 중이다. 다만 시신이 발견된 주변 정황과 유서로 보이는 내용이 발견됐기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메모에는 ‘건강 문제’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죽음이 주변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사실상 가족 모두가 주변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는 접이다. A씨는 암 투병 중이었으며, 두 딸 역시 각각 난치병 등을 앓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A씨의 아들도 병을 앓다가 지난 2019년 세상을 떠나고, 남편 또한 아들의 죽음 후 얼마 되지 않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병마에 더해 각종 채무 등 경제적 어려움은 이들 세 모녀를 한꺼번에 죽음으로 내몰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병 치료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지자체 등에 복지서비스를 전혀 신청하지 않은 데다, 숨진 채 발견된 자택에 대한 전입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관할 지자체는 이들의 거주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며, 복지서비스 역시 대상자 해당 여부를 파악할 수 없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 다만, 채무 독촉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만큼 A씨 가족은 스스로 지자체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A씨의 보험료 16개월 분 총 27만원 상당이 체납된 사실을 화성시에 통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화성시는 A씨의 주소지로 등록된 기배동 집에 보험료 체납 사실과 복지서비스 안내가 담긴 우편물을 보냈다. 이후에도 보험료가 납부되지 않아 주민센터 직원이 지난 3일 직접 A씨의 주소지로 방문했으나, 주민들로부터 “A씨는 여기 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이 관련 기관에 생활고 등을 호소했다만 경우에 따라 월 120여만 원의 긴급생계지원비나 긴급 의료비 지원 혜택, 주거 지원 등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A 씨 가족은 이 같은 지원책을 시도조차 못한 셈이어서 안타까움을 키우고 있다. 수원시 측은 “A씨 가족이 전입신고를 했다면 통장이 확인 방문을 해서 이들의 어려움을 파악해 생활 서비스 상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이들은 2014년 발생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그해 2월 26일 서울 송파구의 지하에서 살던 60대 노모와 두 딸이 생활고 끝에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이라며 현금 70만 원을 넣은 봉투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이들이 남긴 마지막 쪽지에는 ‘죄송하다’는 말이 담겨 있었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제시됐지만, 이번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인해 실효성을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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