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에 계옮·아옮 가능"..인기 콘서트 티켓 불법 거래 횡행[0]
조회:50추천:0등록날짜:2022년09월21일 12시09분
"4만원에 계옮·아옮 가능"..인기 콘서트 티켓 불법 거래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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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구매 차단되자 해킹 통해 계정 옮기기·아이디 옮기기 SNS 버젓이 홍보
장당 수고비 책정, 무대 가까울수록 비싸...아이디·비번 전달 필요해 정보 유출 우려도
온라인 암표 거래, 별도 처벌 규정 없어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 가수 아이유의 팬인 이모(29)씨는 3년 만에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 소식에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피 터지는 예매 전쟁으로 티켓 사수에 실패했다. 콘서트에 갈 방법을 찾던 이씨는 예매에 성공한 지인의 표를 양도받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온라인 예매 계정과 실제 티켓 소지자를 확인해 대리 구매를 걸러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좌절했다.
이씨는 인터넷에 계정 이동 서비스를 검색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는 돈만 내면 온라인 예매 계정을 내 계정으로 옮겨줄 수 있다는 홍보글이 수두룩했다. 홍보글에 나온 익명 채팅 주소를 통해 문의하니,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알려주면 계정을 옮겨주겠다는 답이 왔다. 이렇게 이씨는 수고비 8만원을 내고 티켓 2장을 얻었다.
장당 수만원대인 인기 가수 콘서트 등의 티켓 불법 구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순히 대신 구매한 뒤 돈을 받고 표를 넘기는 암표 방식에서, 예약 홈페이지 시스템을 교란시켜 예매가 이뤄진 계정 주소를 옮겨준 뒤 수만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식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를 찾는 팬 중에는 10대 등 미성년자도 다수 있어 우려가 나온다.
2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트위터 등 SNS에는 일명 아옮(아이디 옮기기), 계옮(계정 옮기기)을 해준다는 홍보글이 다수 게시된 상태다. 예매가 하늘의 별 따기인 유명 콘서트 개최 직전만 되면 수고비를 받고 불법 거래한 티켓의 계정을 변경해준다는 글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통상 인기 콘서트는 자신의 이름으로 티켓을 예매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양도 티켓은 입장이 불가하다.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도입된 규정이지만, 아예 예매 계정을 바꿔버리는 수법은 사실상 걸러내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약 9만명이 몰린 인기 솔로 가수 아이유 콘서트의 경우 사전에 주최 측이 부정거래자를 팬클럽에서 영구 제명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SNS 상에는 장당 4~5만원의 수고비만 지불하면 계정을 옮겨준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 정도 수준의 비용은 감수하고도 콘서트에 가려는 수요가 많다는 걸 악용한 것이다.
게다가 수고비는 공연장 좌석 구역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다. 좌석이 무대 앞에 가까울수록 수고비도 뛰는 셈이다. 아이유 콘서트의 경우 무대 앞 1열은 10만원, 기본 좌석은 5만원 수준이었다.
온라인상에는 당장 다음 달 15일에 개최되는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에 대한 계정 이동 성공 인증 사진과 함께 홍보 공지글들이 업로드돼있다.
계정 이동 수법은 매크로(여러 작업을 한번에 묶어서 수행하는 프로그램)를 사용해 A의 계정에서 표를 취소하는 순간 B의 계정으로 동시에 구매하는 식이다.
[서울=뉴시스] 임하은 기자 = 콘서트 직전만 되면 수고비를 받고 불법 거래한 티켓의 계정을 변경해주는 일명 아옮(아이디 옮기기) 혹은 계옮(계정 옮기기) 서비스가 SNS상에서 횡행하고 있다. 2022.09.20. [email protected] (사진 =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계정이동을 하려면 양도자와 양수자의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각각 넘겨야 한다. 업자에게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도 존재한다. 이런 매크로를 통한 계정 이동은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인기 있는 공연들이 진행될 때마다 꾸준히 이뤄져온 수법이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계정 옮기기는 규제 공백으로 인해 처벌이 쉽지 않다. 현재 암표거래에 대한 규제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현장에서의 암표 거래에 한해 2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수준이다. 다만 온라인 암표 거래에 대한 별도의 처벌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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