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들고 100km 가자는 손님..택시기사 촉이 보이스피싱 막았다 > 유머/이슈

경남의 한 택시기사가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붙잡은 사연이 알려졌다.

19일 경찰청 유튜브에는 ‘손님의 전화를 우연히 들은 택시기사님의 기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 5일 오후 4시쯤 경남 사천의 한 호텔 앞에서 50대 여성 B씨를 태웠다. B씨는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이곳까지 온 뒤 택시로 갈아탔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택시에 올라탄 B씨는 사천에서 100㎞ 가량 떨어진 창녕으로 가 달라고 했다. B씨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본 기사 A씨는 수상함을 느꼈다. A씨가 “어떤 일로 (창녕까지) 가시느냐”고 묻자 B씨는 “사실 돈을 전해주러 간다”고 답했다.

A씨는 “돈이면 요즘 같으면 은행 간 계좌이체라든지 편하게 하는데 왜 창녕까지 직접 가느냐고 하니까 (손님이) ‘현금을 꼭 전해줘야 한다’고 했다”며 “(금액이) 얼마나 되시냐고 하니까 ‘6000만원’이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한 은행 직원으로부터 저금리 국가정책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기존 대출을 현금 상환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A씨는 당시 수상함을 직감했으나 B씨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보이스피싱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씨는 창녕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도 보이스피싱범과 수차례 통화했다.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려 B씨를 뒤쫓으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진술 내용과 송금내역 등을 확인한 후 B씨에게 돈을 받으려던 현금수거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현금수거책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나타났다”며 “(수거책이) B씨와 이야기하는 중에 순찰차와 형사팀이 출동했고 돈이 건네지기 전에 검거됐다”고 했다.

경찰은 A씨에게 신고포상금과 감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