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빌려줬더니…쓰레기 산처럼 쌓아놓고 도주한 조폭 > 유머/이슈

경북 안동, 포항 등에 1만t이 넘는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도주한 대구 지역 조직폭력배 행동대원이 3년 만에 구속 기소됐다.

대구지검 형사3부(부장 조용우)는 안동과 포항에 폐기물 1만3300여t을 투기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로 대구지역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A(3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월부터 3월까지 경북 안동시에 매입한 토지에 폐기물 8000여t을 불법매립하고, 포항의 한 창고를 임대해 폐기물 5300여t을 불법 투기한 혐의를 받는다. 폐기물을 수거할 때에는 제대로 처리할 것처럼 속여 다른 업체와 비슷한 금액을 받고, 정작 아무렇게나 폐기해 상당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3년 전 공범들과 함께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 그러다 자신의 도피를 도와주던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A씨를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보고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직접 창고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폐기물 운반비를 대가로 받고 불법 매립 현장을 관리하는 등 주범으로 활동한 정황을 확인한 후 구속했다.

창고 임대인은 산처럼 쌓인 폐기물이 장기간 방치돼 있어 다른 이들에게 임대할 수도 없게 되었다며 엄정한 수사를 탄원하기도 했다. 안동시는 A씨가 땅에 묻은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20억원을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를 당한 창고 임대인에게 폐기물 불법처리 의뢰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절차를 안내했으며 법률피해자지원센터에 법률 지원도 의뢰했다”고 말했다. A씨는 불법 수익을 유흥 등으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