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휴가에 극단선택 일병…유족 "부실 수사관 처벌" 신청냈으나 기각 > 유머/이슈

 첫 휴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조준우 일병의 유족이 당시 사건을 부실 조사한 의혹을 받는 군 수사관을 수사해달라고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판사 배광국 조진구 장정환)는 조 일병 유족 측이 군 수사관을 상대로 낸 재정신청을 지난 18일 기각했다.

재정신청이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정당한지 다시 판단하는 제도로,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검찰은 피의자를 기소해야 한다.

국군지휘통신사령부 통신단에서 복무하던 조 일병은 2019년 처음 나온 정기 휴가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사법경찰은 당초 조 일병의 죽음을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의 재심 권고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 2021년 8월 일반사망에서 순직으로, 같은 해 10월에는 보훈 판정까지 했다.

조 일병 유족들은 수사관이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했다며 징계 및 처벌을 요구했으나 군검찰 측은 수사 부실을 인정하면서도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유족 측은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부대 내 괴롭힌 정황이 있고 조 일병이 사망 직전 3일 연속 당직 근무에 투입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면서 "사건을 부실수사한 수사관을 처벌하기 위한 공소제기 결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유족 측 법률 대리를 맡은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재정신청 기각 판결에 불복해 즉시 항고할 계획을 밝혔다.

최 변호사는 "구체적인 판결 이유도 기재돼 있지 않은 세줄짜리 결정문을 받은 유족들이 큰 상심에 빠졌다"고 밝혔다.

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군검사의 불입건 처분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불입건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하다"고 판결 이유를 적었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에 증거조사 및 신문 기일을 잡아달라고 요청하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 요청했는데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각 결정됐다"면서 "판결에 즉시 항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