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일회용컵 270만개 줄였다"…플라스틱 제로 가능성 확인 > 유머/이슈

[편집자주] 제주특별자치도가 2040 플라스틱 제로 섬을 향한 담대한 도전에 나섰다.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고 폐플라스틱을 순환자원으로 이용해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2040 플라스틱 제로 섬 선언 배경과 의미,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사용량 30% 감축 WFI2030로는 부족

제주특별자치도는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21년 6월 2030 쓰레기 걱정없는 자원순환 제주(Waste Free Island 2030, WFI2030)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3대 분야 10대 핵심과제로 구성된 WFI2030 목표 중 하나가 바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0% 감축해 탈플라스틱 제주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 제주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8만5687톤이다. 이 가운데 가정 등에서 발생한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은 4만6426톤이다.

제주도는 도내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억제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컵을 보급했고, 이를 도내 전 커피전문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쓰레기 없는 마켓도 도입한다. 대형유통매장에서 다회용 유통포장재 이용을 시범 운영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일회용 포장재를 줄인다. 온라인판매업체가 다회용포장재로 상품을 포장, 지역배송거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포장재는 회수해 재사용하는 구조다.

공공기관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선도적으로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 플라스틱 사용금지 훈령을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월 오영훈 지사는 WFI2030보다 더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는 2040 플라스틱 제로 섬 비전을 선언하면서 탈플라스틱을 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다회용컵으로

플라스틱 제로를 향한 제주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7~9월 제주지역 하루평균 체류인구는 85만8195명(제주주민등록인구 관광객)으로, 전년 같은 기간 83만4701명에 비해 2만3494명(2.8%) 늘었지만,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1175.3톤으로 전년(2021년) 1254.7톤보다 79.4톤(6%) 줄었다.

제주도는 도민들이 심각성에 공감하고 쓰레기 감량에 동참한 이유도 있지만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보증금을 내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정책도 쓰레기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7월부터 스타벅스 등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고, 보증금(1000원, 컵 반납시 환불)을 내고 다회용컵으로 교체해 사용토록 한 결과 1년 동안 270만개의 일회용컵이 절약된 것으로 추산했다. 매장에서 절약한 14㎝ 높이 일회용컵 270만개를 쌓으면 총 378㎞에 이르는데, 이는 한라산 높이(해발 1947ｍ)의 194배다.

제주도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관광분야 자원순환모델 구축을 위해 청정 우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도 내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 사용 활성화, 페트병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섬 속의 섬 우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프로젝트 참여 매장에서 다회용컵을 이용하고, 도항선 대합실 등에 설치된 무인반납기를 통해 반납하면 보증금(1000원)을 돌려받는다.

또 제주도는 환경부와 함께 일회용컵 보증제도를 지난 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라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지속적인 협의와 지원을 통해 일회용컵 보증제도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도민과 관광객들이 사용저감과 자원순환에 동참할 수 있는 2040년 플라스틱 제로 섬 조성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겠다"며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 공감대가 형성돼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