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덮친 '비린내' 정체[0]
조회:934추천:0등록날짜:2023년02월11일 11시31분
제주 덮친 '비린내'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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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덮친 괭생이모자반 '비린내' 진동
지난 5일 낮 12시 제주시 애월읍 고내포구. 선착장 일대 바다가 검붉은 괭생이모자반으로 가득 차 파란 하늘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괭생이모자반 사이에는 밧줄이나 대형 찌 등 어구 쓰레기까지 뒤엉켜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이 지역은 카페와 음식점이 몰려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인근을 걷다 보니 해조류가 햇볕을 받으며 풍기는 특유의 비린내가 진동했다.
김모(24·서울시)씨는 “시커먼 것들이 가득 들어차 바다가 아니라 육지같이 보일 정도라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며 “추위가 풀린 김에 제주 해안가를 찾았는데 비린내가 너무 심해 다른 지역을 찾을 생각”이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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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낮 12시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고내포구를 가득 채운 괭생이모자반. 최충일 기자제주도 등 대책반 가동해 협업 대응
제주도는 11일 “지난달 중순부터 괭생이모자반이 다시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고 있어 괭생이모자반 대책반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제주도와 국립수산과학원·해양환경공단·한국어촌어항공단·해양경찰 등이 참여했다. 대책반은 해안가와 항·포구 괭생이모자반 유입 실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입 시 협업해 신속하게 수거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위성 상으로 제주와 진도군 사이 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 띠가 관측되고 있다”며 “아직 양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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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2020년 제주 해안가에서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을 대형 장비를 이용해 시내 밭에 거름으로 뿌리고 있다. 최충일 기자2021년 9750t 최다...농가 거름 활용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2017년 4400t에서 2018년 2150t, 2019년 860t으로 감소하다 2020년 5186t으로 급증했다. 2021년 9750t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는 412t으로 1년 전보다 95%가 줄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이 급감한 데 대해 동중국해 기상 상황과 해류가 바뀌어 제주 유입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도는 지역 농가에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을 거름용으로 나눠주고 있다. 산성화한 토지에 염분과 미네랄이 함유된 괭생이모자반이 녹아들어 땅을 중성화시킨다고 한다. 제주시는 2021년에는 9335t 중 99.6%(9304t)를 퇴비로 농가에 공급했다. 지난해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은 양이 많지 않아 대부분 소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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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낮 12시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고내포구를 가득 채운 괭생이모자반. 최충일 기자중국 해안서 발생해 쿠로시오 난류 타고 북상
주요 발생지는 ‘중국 남부 해안’으로 추정된다. 괭생이모자반은 수온이 상승하는 봄철 동중국 해안에서 발생해 대규모 띠 형태로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북상한다. 이후 대마난류를 타고 한국 남서부 해역과 제주도로 유입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5년 당시 유입된 개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 연안에서 발생한 것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중국은 해양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바다숲 조성과 생태환경 복원을 위해 괭생이모자반을 대량 이식하는 작업을 했다. 모자반이 제주 해안에 본격적으로 출현 한 시기가 2015년부터인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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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낮 12시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고내포구를 가득 채운 괭생이모자반. 이 해조류는 어선 등 선박의 스크루에 감겨 기관고장 등을 일으킨다. 최충일 기자양식장, 어민은 물론 관광객도 피해
괭생이모자반은 매년 제주를 비롯해 전남 해역 등에 약 1~2만t이 유입된다. 대규모 띠 형태로 최대 5m까지 자라 이동한다. 유입 시기는 봄철인 4~5월에 가장 많고, 수온이 20도 이상 상승하는 초여름에 상당량이 사라진다. 해안 경관을 해치고 유입 초반에는 비린내, 부패 후에 더 강한 악취를 내뿜는다. 양식장 그물이나 시설물에 달라붙어 어업활동에 지장을 주며, 선박 스크루에 감겨 어업인과 배를 이용하는 관광객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또 제주 토속음식인 ‘몸국’을 만드는 참모자반과는 달리 억세서 먹을 수 없다. 삶아도 좀처럼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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