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어린이 보호구역…마을 일대 차도·인도 구분 없어 '아찔'[0]
조회:884추천:0등록날짜:2023년03월06일 11시02분
말뿐인 어린이 보호구역…마을 일대 차도·인도 구분 없어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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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상완마을. 도로 바닥에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지만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어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됐다.
도로가 비좁은 탓에 교차 주행을 하려는 운전자들은 차를 세운 뒤 고개를 빼꼼 내미는가 하면 서로 양보하지 않으려 경적을 울렸다. 한동안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길을 지나던 초등학생은 차들과 뒤섞이기 일쑤였다. 또 차로 끝쪽으로 바짝 붙어 위태로이 통행하며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주민은 초등학생에게 '위험하다'며 자신의 뒤를 잘 따라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수완초 4학년 김민준군(10)은 "학원까지 걸어서 20분이 걸리는데 이 길을 이용해야만 갈 수 있다. 무섭지만 도로 끝쪽에 붙어서 다닐 수 밖에 없다"며 "부모님도 길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매일 말한다. 인도가 생겨서 안전하게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 김채하씨(39·여)는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서다 보니 어린이들이 많이 있다. 주변엔 유치원도 있다"며 "아무리 도로가 좁다지만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차단봉이나 안전펜스라도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 항상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도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아니지만 상완마을 일대는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어 보행자들이 도로로 넘나들며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한 차량은 속도를 내고 주행하다 커브길에서 도로 끝쪽으로 통행하던 보행자를 발견하고 급제동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아파트와 각종 회사들이 들어서 차량 통행량과 보행자가 많은 곳인 만큼 인도가 설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일대는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아 저녁이 되면 보행자 식별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주민 양지은씨(22·여)는 "도로 가장자리로 걸어다니며 차가 오는지 수시로 뒤돌아본다"며 "저녁이 되면 가로등도 없어 사고가 날까 무서워 웬만하면 걸어다니지 않고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리 주체인 광주 광산구는 도로 확장이 어렵다 보니 인도 확보 등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광산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있지만 수완지구 지가가 올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대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있지 않고 직사각형 배열인 지구단위 계획도 아닌 난개발이 되면서 국유지, 사유지, 공유지가 뒤섞여 도로 확장 사업이 쉽지 않아 인도 확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보호구역은 노면에 노란색 등을 칠해 어린이 보행도로를 표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 보겠다"면서 가로등 설치와 관련해서는 "현재 전봇대에 보안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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