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발걸음이 계속되는 청주의 한 아파트[0]
조회:129추천:0등록날짜:2021년05월15일 11시23분
추모의 발걸음이 계속되는 청주의 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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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었으면 꽃도 피워보지 못한 나이에…."
14일 오후 2시30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A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입을 앙다문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 2명이 처음 발견된 화단을 한참 바라봤다.
가지가 꺾인 나무 바로 옆 움푹 들어간 곳에는 국화 꽃다발 여러 개가 자리했다. 숨진 여중생들의 넋을 기리려는 추모객이 놓고 간 마음이다.
꽃다발 주변에는 또래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군것질거리들도 놓여 있었다.
꽤 오랜 시간 침묵하던 A씨는 입을 떼 혼잣말로 되뇌었다.
"이렇게 추억해주는 사람이 많은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주변에서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A씨 말대로 고인을 추모하려는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고사리손으로 꽃 사진을 놓고 가는 어린아이, 삼삼오오 모여와 묵념하는 학생들, 화단 앞에 서서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
한 추모객은 "딸을 키우는 처지에서 남 일 같지 않아 직접 나와 봤다"면서 "어린 나이에 힘듦을 겪다 떠난 아이들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고 눈물을 흘렸다.
"딸을 가진 엄마의 마음으로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습니다"며 "기댈 곳 하나 없이 둘이서 버텨 나가는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가슴이 아픕니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추모객 B씨는 "어떤 생각으로 버텨왔을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관심을 가져주지 못해 미안하고,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 좋겠다"고 했다.
어느새 아파트 단지는 고요한 슬픔으로 가득 메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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