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독서량은 부모님 행동에 달렸다[0]
조회:153추천:0등록날짜:2021년12월19일 11시12분
영유아 독서량은 부모님 행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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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영유아기의 독서량은 전적으로 부모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부모님이 많이 읽어주면 아이의 독서량이 늡니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많이 읽어주지 못해 자책하는 부모가 계시는가 하면 열성이 넘치는 나머지 매일처럼 새벽까지 책을 읽어주는 부모도 계십니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적절한 독서시간, 이상적인 독서시간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루에 몇 시간 읽어주는 게 가장 좋다’라는 식의 기준은 없습니다. 이상적인 독서시간은 아이들마다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아이여도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어떤 아이는 2시간이, 어떤 아이는 30분이 이상적일 수 있죠. 또 어떤 날은 1시간, 어떤 날은 아예 읽어주지 않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굉장히 까다롭고 주관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간단합니다. 그냥 아이가 재미있어 하고 좋아한다 싶으면 계속 읽어주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해한다 싶으면 바로 그만두면 됩니다. ‘아이가 원하는 만큼 읽어준다’를 대원칙으로 삼되,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첫째, ‘하루에 한 번 책 읽어주기’를 원칙으로 삼습니다. 책 읽어주기는 아이가 원하는 때에 해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독서가 생활화돼 있지 않거나 온종일 다른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있으면 책 읽어 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 날은 그냥 넘어가지 말고 부모 쪽에서 먼저 ‘책 읽어줄까?’ 하고 제안해 보세요. 다른 무엇에 몰두해 있지만 않으면 대부분의 아이는 이 제안에 흔쾌히 응합니다. ‘하루에 한 번 읽어주기’만으로도 독서량을 채우기에 충분합니다.
둘째, 아이가 원하는 독서량이 지나치게 적을 때는 아이가 아니라 읽어주는 방법이나 환경을 고민해 개선점을 찾아야 합니다. 몇 권 읽지도 않았는데 금세 독서를 지루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한두 번이면 모르겠는데 매번 그러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죠.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부모가 먼저 “다른 거 하고 놀래?” 하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본 후 과감히 멈춰야 합니다. 흥미가 떨어진 상태에서 읽어줘 봐야 독서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책 읽어주기를 의무로 느끼게 될 위험마저 있으니까요. 대신 읽어주는 방식이 너무 단조로운 것은 아닌지, 아이가 재미없어하는 책을 읽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책 읽어주기의 재미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에 몰두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영유아가 책 읽어주기를 싫어한다면 그 원인은 십중팔구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부모가 지치지 않는 선에서 독서량에 제한을 둡니다. 영유아 중에는 책 읽어주기를 좋아해서 2시간을 읽어줬는데도 더 읽어 달라고 조르는 꼬마독서가들이 많습니다. 책 읽어주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생활에 무리가 생기고, 심한 경우 성대결절까지 앓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책 읽어주기를 지속할 수 없습니다. “아빠는 ○○이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이 너무 좋지만 1시간 이상 읽으면 목이 아파. 그러면 다음 날 못 읽어주게 되잖아. 그러니까 즐거운 독서를 위해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걸로 하자”라는 식으로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세요. 그래야 지속가능한 즐거운 독서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 도서 작가다. 전국 도서관과 학교 등지를 돌며 독서법 강연을 하고 있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쓴 책으로는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과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창비) 등이 있다. 교육 잡지 ‘우리 교육’에 독서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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