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파이 조심” 영국 정보기관의 이례적 경고[0]
조회:252추천:0등록날짜:2022년01월15일 11시53분
“중국 스파이 조심” 영국 정보기관의 이례적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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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5, 중국계 변호사 의원들에 거액 기부하며 영향력 행사
크리스틴 리가 2019년 테레사 메이 당시 총리로부터 받았던 포인트 오브 라이트 상이 스파이 의혹 보도 직후 철회됐다. 포인트 오브 라이트 홈페이지 캡쳐
영국 국내 정보기관인 MI5가 의회에 중국 스파이 경계령을 내렸다. MI5가 중국과 관련해 ‘간섭 경보’를 발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M15는 의회에 ‘중국 공산당이 영국 국회의원들에게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특정 여성을 고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MI5는 크리스틴 리라는 여성을 언급하며 그가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UFWD)를 대신해 정치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경고장과 관련 사진을 의회에 전달했다.
리는 중국계 변호사로 15년 넘게 정계에서 활동하며 영·중 관계 증진을 위해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I5가 첨부한 사진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난 모습도 담겨 있는 걸로 전해졌다. 그는 테레사 메이 전 총리로부터 ‘포인트 오브 라이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에 대한 스파이 의혹 보도 후 수상이 철회됐다.
MI5는 리가 중국과 홍콩에 있는 외국인들의 자금을 받아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약 70만파운드(약 11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노동당 배리 가디너 의원이 상당액을 받은 것으로 지목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리가 원자력 및 배터리 기술에 대한 중국의 투자 이익을 놓고 영국 의회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고
전했다.
노동당은 리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노동당에 따르면 리의 이름을 딴 로펌 ‘크리스틴 리 앤 코’를 통해 기부금을 받았다. 가디너 의원은 “리가 수년 동안 정보기관과 연락을 취해왔고 내 사무실과도 함께 일했다”며 “과거 내 사무실 연구원들에게 기부한 것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기부는 올바르게 보고 됐고, 출처도 확인됐다”며 덧붙였다.
가디너 의원은 리의 아들을 일정 관리자로 고용했지만 그는 이날 사임했다.
정보당국이 공개적으로 이런 경고를 냈지만, 리에 대한 추방이나 기소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크리스틴 리의 행동은 그를 기소하기엔 아직까지 범죄 문턱에 밑돌고 있다”면서도 “중국 공산당을 대표해 일하는 개인이 국회의원들을 목표로 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리의 버밍엄 사무실과 런던 사무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런던 주재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은 항상 다른 나라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한다”며 “우리는 외국 의회에 영향을 사려고 할 필요도 없고 추구 하지도 않는다. 영국 내 중국인 커뮤니티에 대한 비방과 협박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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