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마가 요양원에서 맞았대요" 70대 노모 몸에 멍 투성이[0]
조회:809추천:0등록날짜:2023년03월15일 11시04분
[단독] "엄마가 요양원에서 맞았대요" 70대 노모 몸에 멍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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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소재 요양원
가해자 지목된 요양보호사는 폭행 의혹 전면 부인
결국 퇴소 후 경찰 신고
서울의 한 요양원에서 70대 노모의 몸에 멍 자국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인 70대 노모의 딸은 요양보호사가 폭행을 저지른 게 의심된다며 이를 신고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요양보호사는 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요양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모의 침대 앞에는 가림막이 가려져 있어 CCTV 영상으로도 폭행 장면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
70대 어머니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원에 모신 딸 A씨(49)는 지난 8일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요양원에서 맞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A씨가 15일 국민일보에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노모는 “파티션 안에서 (요양보호사가) 때렸어. 그런데 요양원에서는 ‘그 사람이 괜히 그렇게 했겠냐’고 해”라고 말했다.
이에 놀란 A씨가 구체적으로 묻자 노모는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노모는 “나를 구탱이에 놓고, 사정없이 7대를 때렸어. 귓방(귓방맹이‧귀의 언저리)을 두 대, 얼굴을 막 잡아당겼어. 그 자국이 여지까지 남아있을거야 아마”라고 딸에게 말했다. 바로 요양원에 달려가보니 실제 어머니의 몸에는 멍 자국이 여럿 보였다. 턱과 양팔, 가슴 쪽에 멍 자국이 선명했다.
노모가 맞았다고 주장하는 사건은 지난 4일 저녁 발생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요양보호사도 사건 당일 ‘실랑이’가 있었다는 점은 시인했다. 하지만 폭행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요양 보호사는 “그날 저녁 기저귀를 갈 때 안 드신 약을 발견하고는 ‘약을 안 드시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어머니께서 ‘이년아’ 이러면서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며 “이를 떼어놓는 상황에서 몸에 멍이 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어르신을 때리고 꼬집을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단순 실랑이였을 뿐 폭행 의사는 전혀 없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딸 A씨는 “엄마의 오른팔은 마비가 돼서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오른팔에 멍이 든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며 “엄마 말로는 ‘요양 보호사가 팔을 잡고 비틀어서 멍이 들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A씨와 요양원 관계자들은 함께 요양원 내부 CCTV를 확인했지만 ‘문제의 장면’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 노모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이 파티션으로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파티션을 가리고 때린 것 같다. 엄마가 맞았다고 하는 장면에서 파티션이 흔들리고 발버둥 치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충분히 폭행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치매가 있다고는 하지만 없는 얘기를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말할 정도로 인지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폭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요양원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CCTV에는 정확한 장면이 녹화되지 않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요양보호사가 폭행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일방적으로 해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노인의 경우 약한 접촉에도 쉽게 멍 자국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폭행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보호사가 잘못했다면 당연히 그만두게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조치할 수는 없다”며 “수사 기관에 충분히 협조해서 학대나 폭행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원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결국 A씨는 지난 10일 어머니를 퇴원시키고 집으로 모셔왔다. 그리고는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요양원과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만큼, 객관적인 수사를 통해 폭행 의혹이 있었는지를 정확히 밝혀보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요양원 내부 CCTV를 다시 분석하고 있다. 또 조만간 피해를 주장하는 노모와 가해자로 지목된 요양보호사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정확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김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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